육십대 노부부의 여행
3월 7.8.9 2박3일 일정으로 포항 영덕 여행을 다녀왔다
산 좋아하는 남편은 호미곶 상생의 손 광장을 한번도 못 가봤다고 해서 잡은 일정이다
나는 여러번 갔지만 이번달 남편 생일이 들어있어 선물로 동행을 했다
칠보산 국립자연휴양림을 이틀 예약하고 포항을 들러 호미곶을 보고 영덕으로 향했다
장거리여행이라 첫날은 호미곳만 돌아보고 휴양림으로 들어왔다 육십대 노부부가 깊은 산속 숲속의 집에서 할일은 거의 없다
남편은 섹소폰과 반주기를 가져가서 음악을 듣고 불고 나는 게임을 한다
다음날은 영덕여행 영덕 강구항은 여러번 들러서 대게도 먹고 회도 먹은곳이라 참으로 익숙하다
휴양림 근처 유금사 절을 돌아보았다 아주 작은 절이다 조용하고 견보살은 사람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또 다른 절 장육사 나옹왕사의 업적을 기리는 절인데 공사가 한창 조성되고 있는 곳이다
거의 시멘트가 덮혀 있어 자연미가 아쉬운 곳이다
해맞이 공원을들러 파도가 일렁이는 바닷가를 다가갔다 미세먼지도 없고 날씨도 좋아서 기분이 참 상쾌 했다
오뎅을 먹으며 주인장에게 축산항가서 대게 먹을거라 했더니 명함을 한장 주면서 배로 직접 잡는 집이라 했다
전화를 하지 않고 멀지않은 곳이라 네비를 틀고 축산항에 있는 그곳을 들렸더니 오늘은 대게가 없다고 했다
그 집에서 소개해준 집으로 갔는데 대게가 비싸기만 하고 속이 덜 찬 대게를 거금 팔만원에 두마리 문어숙회를 삼만원에 먹었다 숙회는 맛있었는데 대게는 가격대비
실망스러웠다
좀더 시장 조사를 하고 먹었어야 했다 강구항에서 먹었을때도 맛있을때보다 만족스럽지 못한적이 더 많았던거 같다
대게는 오히려 부산가서 먹은게 더 맛있었던거 같다 갠적인 생각은 서해 꽃게가 더 맛있는거 같다
맛없는데 배부른게 젤 기분 나쁘다 뭐 그정도는 아니지만
축산항에서부터 블루로드라고 바닷길로 천천히 대진 해수욕장 고래불 해수욕장 지나는 바닷길은 정말 아름다운 길이다
매번 큰길로 강구항만 들러서 지나갔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바닷길이 있는줄은 처음 알았다 역시 여행은 느리게 느리게 해야한다
배도 부르고 해안도로 드라이브도 하고 휴양림에 들어왔다 원래 칠보산 산행을 해보려고 했는데 난 산행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편이다
남편도 고단했는지 휴양림 근처 산책만 하고 들어왔다
저녁은 가지고간 묵은지와 밀가루로 김치전을 부쳐서 막걸리와 먹었다 남편은 신나게 섹소폰을 불고 난 게임하고 티비 보았다
역시 육십대 노부부가 깊은 산속 숲속의 집에서 할일은 그닥 없는거 같다
늦으막히 일어나 집으로 향하는 길 고속도로를 타면 세시간 반에서 네시간 인데 국도를 타기로 하였다 여섯시간 이상이 걸리는 거리다
영덕에서 영양으로 향하는 88국도 구주령고개 세상에나 그렇게 깊은 산길은 예전에 한계령 이후로 처음인거 같다
끝도없이 이어지는 꼬불꼬불 산길 차도 별로 없고 사람도 없는 아주 오래된 엣길 참 인상적이고 다시 가고 싶은길이지만 절대로 다시 갈것같지 않은길
그렇게 거의 천미터 고지를 넘어 영양에서 영주로 넘어가는길 어휴 아까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수월하지 않은 죽령 엣길 31번국도
그 기막힌 고개길을 넘어 어느 길옆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풍기를 지나 단양으로 향했다 이제 더이상 국도가 사랑스럽지 않다
멀리 단양IC가 보인다 원래는 제천 음성 장호원 안성 평택 이렇게 오려구 했는데 너무나 지루하고 고단해서 단양IC로 들어와 고속도로를 타고 집으로 왔다
그 옛날 한 삼십여년 전 차도 없을 신혼시절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을 다녔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 국도 여행을 했다
오롯이 서로에게 집중했던 시절이 분명 있었는데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라고 바쁘게 살아가면서 서로에 대해 소홀하고 무관심 하게 살아왔던거 같다
어쩜 여전히 그리 살수도 있었는데 퇴직후 남편 건강이 살짝 안좋아지는 바람에 요즘은 가능하면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한다
많은걸 잊고 잃고 살아가는거 같다 소중한건 늘 곁에 있는건데 가끔씩 그걸 잊고 사는거 같다
꽃피고 새싹 돋는날 좀더 멋진 봄꽃 여행을 꿈꿔봐야 겠다
가진거 많지않아 자주는 못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소박하고 작은 여행을 시간을 많이 만들어 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