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42

제목

아끼다 똥 된다 싱크대 구석진 곳 오래됐지만 한번도 안쓴거 같은 작은냄비가 나왔다 딱 장조림 끓이기 좋은 냄비다 가만가만 생각해 보니 아주 오래전 입주 기념으로 들어온 냄비인거다 헌 냄비 먼저 쓰고 사용해야지 하다가 잊고 있었다 몇개의 냄비가 들고남을 거듭했지만 한번도 자기차례를 우겨보지 않은 냄비 드뎌 세상밖으로 나왔다 젊은 날엔 뭔가 나중에 이담에를 생각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바로 지금 여기 내곁에 이런 단어들이 다가온다 아마 함께할 시간들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어린날 혼자 자란 외로움때문인가 무언가 모으고 채우는걸 좋아 하는거 같다 이제는 주말마다 무언가 하나씩 덜어내려 애쓴다 특별히 아끼고 남기고 물려주어야 할것도 없는데 모델하우스처럼 깔끔한 집이 부러울때도 있지만 그래도 손때묻은 추억속 물건들..

나의 이야기 2020.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