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로 산다는 것
낡은 액자속 오래된 사진 처럼
함께 견뎌온 시간
결혼
그 거대한 운명을 마주하는 일이 그리 녹녹지 않다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삼십여년 의 그림을 몇조각만이라도 미리 볼 수 있었다면
아마도 선듯 나서지 못 하였을것을
다르게 살아온 남자와 여자가 함께 사는일은
빗나가는 시선으로
팽팽한 평행선위 광대로 춤을 추거나 칼을 쓰거나
부모로 사는일
무거운 선물을 내려놓지 못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안고 가야할 긴 역할
그럼에도
좋은날 도 그렇지 않은 날도
함께여서 견딜만 했다는
서로의 얼굴에 내려앉은 세월을
어루만지며
견뎌줘서 고맙고
곁에 있어줘서 더 고마웠다고
희미한 웃음으로 남는다
가을날 미당 문학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