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주말에 빨간 장미를 사던 여자는
돼지고기를 산다
주말에 노란 후리지아를 사던 여자는
커다란 수박을 들고 온다
주말에 보랏빛 작은 국화를 사던 여자는
대파와 양파를 사온다
육십쯤 되면 매일 꽃을 사올거라 생각했다
안개꽃 놓인 식탁에서 도자기 그릇에 반찬을 담아
아주 천천히 아침을 맞이 해도 될거라 생각했다
육십에 여자는 아직도 아침이 분주하다
육십에 여자는 아직도 서른셋 아들을 태우고 다닌다
육십에 여자는 아직도 아이가 셋이다
여자는 출근해서 이렇게 매일 시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