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탈상

그냥평균인간 2016. 2. 21. 21:08

 

 

 

탈상은

무거운 겨울 이불을 가벼운 오리털 이불로 바꾸어 덮는거

두꺼운 내복을 벗고 산뜻한 메리야스를 입는거

여름날 집에 돌아와 화장을 지우는거

묵은지만 먹다가 봄동으로 겉저리 해먹는거

엊그제  사십구제를 지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제 정말 내가 할 일을 다 마쳤구나 하는 안도감이 든다

나이들어서 깨달아 가는 일중에 하나가 참 인생은 내가 살고 싶은대로 사는게 아니라 살아지는 대로 살아지는거구나 하는거다

부디 좋은곳으로 가시길 빌면서 모든걸 정리했다

결혼을 해서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는것은 새로운 책임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그 책임이 어떤 형태라는 걸

내 의지와 무관한 일 들이 끊임없이 반복되는게 결혼이라는걸

아이가 태어나고 아이에 대한 책임 또 힘이 빠져나가는 부모님에 대한 책임

나 또한 그 대상이 되겠지만 나 젊었을때 단 한번도 그런 생각을 가져보지 못했었다

참 철없던 시간이었던거 같다

이제 내게서도 시간들이 빠져 나가는걸 느낀다

그저 힘 닿는데 까지만 부모님 제사를 지낼 생각이다  자식에게 굳이 제사를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다

명절을 휴가 처럼 지내게 하고 싶다 제사때는 형식을 떠나서 지들이 좋아하는 음식 시키든 만들든 해서 기억만 해주는 정도였으면 좋겠다

그것 또한 편한대로 하면 될거같다

그것만큼은 내 생전에 정리해 놓고 갈거다

불필요한 형식땜에 불필요한 시간과 불편한 일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는거 편치 않아서 부모님 일찍 돌아가셔서 생전에 따신밥 한그릇 제대로 못해드려 그거 맘 아파서 늘 제사 지내지만 그러는게 내맘 편해서 하는거지만

아이들까지 그짐을 갖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제사는 내 선에서 마무리 할거다

네분의 아버님 어머님 이게 제뜻이고 약속입니다

내 힘 닿을때 까지만입니다 서운해 하시면 안됩니다

그동안 까지는 최선을 다 할겁니다

더이상은 절대 안됩니다

 

 

'가족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감  (0) 2017.09.28
부부 여행을 연습하다  (0) 2016.06.30
가족은  (0) 2016.02.19
아! 아부지~~~~~  (0) 2016.01.07
다림질  (0) 2014.07.27